그러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의 산물인 사물은, 창작자와 관람자의 관계로 묶이는 예술품처럼 대등한 논평 대상일 수 있습니다. 반이정, 『사물판독기』, 세미콜론, 2013, 5p 제약은 즐거운 구속이다. 무한한 창작의 자유가 안기는 막연함을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경험해보지 않았던가. (…) “빠져나갈 작정으로 그 스스로 미로를 만드는 한 마리의 쥐”에 의해. 남종신·손예원·정인교, 『잠재문학실험실』, 작업실유령, 6p 희한하게도, 사람들이 자기소개에 쓰는 말이 실제로 하는 일보다 중시되곤 한다. (…) 직함이 내포하는 어감은 개인의 불안감을 달래주는 데나 유익하지, 협력의 바탕이 되지는 못한다. 노먼 포터,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작업실유령, 28~29p 인간의 경험을 소심하고 초조하게 파악하면, 학업에서 작은 차이가 매우 심각해보인다. 더 느긋한 관점을 취하면, 우리 모두 어둠 속에서 촛불을 켜 들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노먼 포터,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작업실유령, 31p 사람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자신의 운명을 알고 싶어했다. (…) 그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불만에 대해 얘기했으며, 또한 앞날에 대해 채비를 하기도 하였다. (…) 비록 예언이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들을 그 예언들을 신뢰했다. 알렉산드로브나 튜체코프, 『러시안 집시카드』, 당그래, 13p 이 카드들이 우리를 지배할 권리는 없다. 즉 그 사건들을 바르게 보고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달려있을 뿐이다. 알렉산드로브나 튜체코프, 『러시안 집시카드』, 당그래, 15p 문학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 처음부터 끝까지 인정을 받지 못하면 낙오되어버리는 구조가 아닐까. 문학은 낙오를 자처한 자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참 이상하죠.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123~124p 쓰고 싶은 얘기가 생겨나는 속도를, 글을 써나가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139p 글을 쓰고 있을 때 가장 자유롭다고 느껴요.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76p 문학은 무엇을 해야 하며, 또 하지 말아야 할까요. / (…) 문학은 문학을 해야 하며, 문학은 사라지지 말아야 한다.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87~88p 논문을 쓸 때 되게 소설이 쓰고 싶었어요. 그리고 소설을 쓸 때는 논문이 쓰고 싶었어요.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96p 안 만났으면…… / 아름다웠을텐데.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111p 다짐의 방식이 SNS를 통해 하는 그런 방식이었던 거예요. 제 생활을 기록하는 것 그것이 용기를 북돋는 방식 중 하나인 거예요. 작업을 하려고 카페에, 그 익명의 사람들 사이에 앉으면 문득 내가 오늘도 여기 와서 이제 글을 쓰려고 해, 하는 기록을 올려두고 싶고, (…) 『하이픈(2017년 겨울호): 저자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18p